[경기북부일보=박다솜 기자] 변요한이 10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열연으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첫 방송 이후 호평을 받으며 웰메이드 스릴러의 탄생을 알리고 있는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이하 ‘백설공주’, 기획 권성창, 연출 변영주, 극본 서주연, 제작 히든시퀀스/래몽래인)에서 살인 전과자 고정우 역을 맡은 변요한이 세월의 흐름을 매끄럽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잡고 있는 것. 앞서 변요한은 고정우 캐릭터의 과거와 현재 모두를 표현하기 위해 “시기에 맞게 외형적인 모습은 물론 보이스톤이나 에너지를 미세하게 변화시키려 했다”며 캐릭터 구축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이러한 말대로 변요한은 고등학생부터 청년이 되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눈빛의 깊이와 말투, 스타일로 보여주며 보는 이들이 극 속에 자연스럽게 빨려들도록 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앳된 청년에서 교도소의 독사로 거듭나기까지 고정우의 변화 과정을 풀어내는 변요한의 연기는 흥미를 돋웠다. 거친 죄수들 사이에서 잔뜩 주눅 든 모습으로 고정우의 두려움을 그려내는 한편, 아버지의 죽음 이후 살아남기 위해 죄수들에게 맞서는 독기 어린 얼굴은 고정우의 심경 변화를 체감케 했다. 특히 고정우는 현재 살인을 한 기억도, 살인을 하지 않은 기억도 없이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채 수감 생활을 마치고 나온 상황. 친구들의 시신도 사라져 있기에 끊임없이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고 친구들을 찾아달라며 애원하는 고정우의 애끓는 외침은 변요한의 공허한 눈빛과 어우러져 캐릭터가 가진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긴 교도소 생활을 마친 뒤 고향 마을로 돌아갔지만 고정우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1년 전 사건으로 인해 죽은 심보영(장하은 분)의 아버지 심동민(조재윤 분)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고정우의 어머니 정금희(김미경 분)를 가혹하게 핍박하고 있어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는 어머니를 본 고정우의 죄책감은 무거워졌다. 심지어 정금희가 육교에서 갑작스레 추락, 혼수상태가 되면서 의지할 곳을 잃어버린 고정우의 감정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중 고정우가 평소 자신은 물론 정금희와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심동민과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고정우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분노가 느껴졌다. 여기에 어머니의 사고를 매개로 폭발해버린 고정우의 감정을 세세하게 그려내는 변요한의 노련함도 단연 돋보였다. 이처럼 ‘백설공주’ 속 변요한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인생이 완전히 달라져 버린 고정우 캐릭터의 과거와 현재를 매끄럽게 이으며 극을 이끌어가는 중이다. 또한 마을 사람들을 비롯해 형사 노상철 역의 고준, 친구 최나겸 역의 고보결, 이방인 하설 역의 김보라와도 각양각색 케미스트리를 형성하며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금희 추락 사고를 기점으로 평화롭던 무천시 마을 사람들 사이에 동요가 일고 있는 가운데 진실을 쫓는 고정우와 이를 만들어갈 변요한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과연 정금희 추락 사고의 전말은 무엇일지, 11년 전 그날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지 ‘백설공주’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11년 전 진실을 쫓는 변요한의 여정이 이어지고 있는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은 오는 23일(금) 밤 9시 50분에 3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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